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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커버이미지)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제임스 리 지음 
  • 출판사마음서재 
  • 출판일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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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n번방 이전에 그녀들이 있었다.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그녀들의 이야기

“난 항상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을 꿈꿔.”

“똑같은 사람인데, 왜 단 한 번뿐인 삶을 유린당해야만 했을까.”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은 한국 ‘성매매특별법’ 제정 및 시행에 계기가 된 2건의 성매매업소 화재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실화 소설이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난 2차 사고, 앞서 비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전혀 개선된 점 없이 더 많은 희생자를 내고야 만 당시의 잔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가 성매매여성에게 지우는 혐오와 편견이 어떠한 것인지를 똑바로 직시한다. 성매매여성들은 선불금과 그에 따른 이자 등 금전적인 올가미에 걸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불어나는 빚을 감당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빚과 폭력, 감금 등 성매매의 폐단은 성매매여성이 성매매에서 탈출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경찰, 공권력, 지역사회와 성매매의 뿌리 깊은 유착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우리 사회가 왜 그동안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녀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가려져 있다.


여기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극복하기 힘든 가난으로 중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중퇴해야 했다. 또 다른 여성이 있다. 그녀는 처참한 가정폭력이 일상이었던 아동학대 피해자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은 사랑했던 사람에게 임신한 채 버림받았다. 막을 길 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훔치며 임신중절 수술을 한 그녀는 육체에 남은 아픔보다도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스럽다. 친족 간 성폭력, 윤간 등 여성성이 무참히 말살된 범죄 피해를 당한 여성도 있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이 피해들을 중복해서 당한 여성들도 있다. 그리고 사회적 기반이 전혀 없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겪은 이 여성들은 끝내 성매매라는 세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늪에 빠지고 만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 소설은 취업 사기 등으로 성매매라는 올가미에 걸린 여성들의 사연을 알려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성매매여성에게 지우는 혐오와 편견이 어떠한 것인지를 똑바로 직시한다. 성매매를 시작한 후 선불금과 그에 따른 이자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과 폭력, 감금 등으로 성매매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성매매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다. 악덕 포주, 조직폭력배와의 연결은 물론 경찰, 공권력, 지역사회와의 뿌리 깊은 유착은 우리 사회가 왜 그동안 성매매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는 성매매여성들의 애환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성매매여성들과 관련된 애처로운 사연은 우리 눈과 귀에 잠깐 머물다가 금방 잊힌다. 평소 우리는 이들의 존재에 무관심하다. 그들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가려져 있다. 최소한의 인권도 누리지 못하는 성매매여성들은 비록 몸을 팔며 생존을 하고는 있지만 이들 또한 인생을 처참하게 옥죄는 굴레를 과감히 끊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고 싶어 하는, 우리가 함께 보듬고 가야 할 이웃이다.
성매매는 인권을 유린하고 착취하며, 사회 공동의 가치와 윤리의식을 위협한다. 성에 관한 그릇된 인식과 성 상품화는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지며 결국 사회 전체에 부메랑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말에서

열아홉 명의 젊은 여성들이 감금당한 채
불길 속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사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등학교 중퇴의 가출소녀’라는 딱지가 붙은 소희가 살아가는 현실은 혹한의 겨울, 허허벌판에서 서늘한 바람을 맨몸으로 맞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살을 에는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그녀를 티켓다방에서부터 전국의 여러 유흥업소를 거쳐 마침내 감금된 채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로 데려오고야 만다. 어느 날, 종일 소름 끼치는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코앞의 동네, 완벽하게 똑같은 구조의 업소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고로 해당 업소의 성매매여성 5명이 안에 갇혀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업소의 모든 출입문에는 쇠창살과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밖에서 누군가가 자물쇠를 열지 않는 이상 밖으로 나가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단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소희는 업소의 좁은 창문을 통해, 온 동네를 시커멓게 휘감은 매캐한 연기를 멍하니 바라본다.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은 한국 ‘성매매특별법’ 제정 및 시행에 계기가 된 2건의 성매매업소 화재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실화 소설이다.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감금생활을 하던 성매매여성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후 2002년 1월, 군산 개복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또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해 14명의 성매매여성들이 안에 갇혀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진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6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난 2차 사고, 앞서 비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전혀 개선된 점 없이 더 많은 희생자를 내고야 말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 소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 구매자 남성들은 성매매여성들의 성을 하룻밤 샀다는 이유로 마치 그녀들의 인격까지 모조리 산 것처럼 행동한다. 이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폭력적 착취와 인권유린이 발생한다. 최근 ‘미투운동’이 일어나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정치인, 사회 유명인사, 연예인에서부터 연인 관계에 있는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성 상품화와 왜곡된 성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 성매매여성의 탈성매매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형적인 성 산업의 구조는 소설의 배경이 된 화재 사고가 일어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이 점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어른의 머리와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범죄의 악랄함, 잔혹성과 함께 미성년자 피해자들이 많아서 더욱 뜨거운 도마 위에 오른 ‘n번방 사건’ 또한 우리 교육현장의 성교육은 실패했고 이 사회의 성 문화는 뼛속 깊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주인공 소희가 호주 원정 성매매를 하는 내용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해외로까지 뻗어 나간 대한민국 성매매의 공고한 카르텔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성매매가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논쟁을 떠나서 효과적인 성교육과 윤리의식이 뒷받침되는 올바른 성 문화를 세워나가는 일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소설은 전한다. 또한, 이 소설은 성매매로 인한 인권유린을 철저히 파헤침으로써 성매매가 인권 문제이자 사회 문제임을 외치고 있다.

저자소개

작가이자 여행칼럼니스트로서 현재까지 100여 개국 해외여행을 했으며, 호주 시드니 법대대학원 수료(SAB코스), 전 KOTRA 전문위원의 이력이 있다.
30년간 지구를 29바퀴 돌며 여행 했으며, 여행 시기마다 해당 지역의 역사, 정치, 지리, 문화에 관해 꼼꼼하게 연구하고, 탐색하였다.
저자의 세계 역사, 지리, 경제 등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인문서를, 반면에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각은 사회고발 소설들을 지속적으로 쓰는 원천이 되었다.
저서로는 인문서로서 [여행을 쓰다], [돈: 세계사를 움직인 은밀한 주인공],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은밀한 제국], [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1980화악산]과 [불법체류자] 등이 있다.

목차

불길

추억

일상

과거

풋사랑

수소문

탈출

해외

귀국



원점

감금

유착

날갯짓



작가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