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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발췌 바다의 일꾼들 (커버이미지)
원서발췌 바다의 일꾼들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빅토르 위고 (지은이), 김희경 (옮긴이) 
  • 출판사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출판일202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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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원서발췌는 세계 모든 고전을 출간하는 고전 명가 지식을만드는지식만의 프리미엄 고전 읽기입니다. 축약, 해설, 리라이팅이 아닌 원전의 핵심 내용을 문장 그대로 가져와 작품의 오리지낼리티를 가감 없이 느낄 수 있습니다. 해당 작품을 연구한 전문가가 작품의 정수를 가려 뽑아내고 풍부한 해설과 주석으로 내용 파악을 돕습니다. 어렵고 부담스러웠던 고전을 정확한 번역, 적절한 윤문, 콤팩트한 분량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발췌에서 완역, 더 나아가 원전으로 향하는 점진적 독서의 길로 안내합니다.

<바다의 일꾼들>은 상대적으로 위고 대작들 중 국내 독자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위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종교, 사회, 자연, 이 세 가지는 인간이 투쟁하는 대상이다. 이것은 투쟁의 세 가지 대상인 동시에 세 가지 필요성이기도 하다. 믿음의 필요성에서 사원이 생기고, 창조의 필요성에서 도시가 생기고, 생활의 필요성에서 쟁기와 선박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해결책에는 세 가지 투쟁이 내포되어 있다. 풀기 어려운 삶의 어려움은 모두 이 세 가지에서 나온다. 인간은 미신, 편견, 원소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장애에 직면하게 된다. 삼중의 숙명이 우리를 짓누른다. 이것들은 도그마의 숙명, 법의 숙명, 사물들의 숙명이다. 나는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첫 번째 것을 고발했고, <레미제라블>에서 두 번째 것을 주목했으며, 이 책에서 세 번째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바다의 일꾼들>은 위고가 말한 쟁기와 선박, 즉 사물들의 숙명을 위해 주인공이 처절하게 투쟁하는 이야기다. 바다 한가운데 암초에 난파된 증기선의 기계장치를 가져오기 위해 벌이는 주인공 질리아트의 사투가 이 작품의 핵심이고 옮긴이도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총 3부 중 2부가 이에 해당한다. 바다와 어둠과 우주에 일대일로 대면한 한 외로운 영혼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초월적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가히 압권이다.

작가 자신이 서문에서 천명한 대로, 이 소설의 주제는 불가피한 존재로서의 자연이다. 인간이 숙명적으로 대면해야 하는 사물들, 그리고 물, 불, 바람, 대지와 같은 원소들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의 제목에서 ‘일꾼들’은 뱃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자연현상들을 가리킨다. 즉 일렁이는 물결, 불어오는 바람, 태양, 자기력을 머금은 빛, 암초, 보이지 않는 해저 세계를 품고 있는 바다 등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현상과 우주의 구성 요소들은 이야기의 배경인 동시에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간다.

이 소설은 우주와 인간 영혼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질리아트는 자연과 자신의 내면세계를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난파선의 기계장치를 구해 오는 질리아트의 작업은 무한한 자연이자 우주 전체와 관여되어 있는 바다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 작업을 하면서 어둠의 심연을 바라본다. 내면 깊숙한 곳의 영혼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질리아트가 자신의 영혼, 즉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할 수 있다.

위고 연구가들은 “위대한 위고는 망명 시기의 위고”라고 주장한다. 실로 이 시기에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쓰였다. ≪바다의 일꾼들≫ 역시 위고의 망명기에 쓰인 장편소설로, 1865년에 탈고되고 1866년에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영불해협의 건지 섬은 위고가 20년의 망명 생활 중 15년을 보낸 곳이다. 따라서 망명 생활의 생생한 체험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은 물론이다.
쉰 줄에 들어서 떠난 망명은 잠시 동안 사회 활동에 치중해 있던 작가의 정신과 시선을 오롯이 내면세계와 우주로 향하게 하면서, 작품 세계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수평선과 이따금 갈매기들만 보이는 건지 섬의 집필실에서, 위고는 전 우주와 홀로 마주 선 외로운 영혼의 심화된 세계 속으로 한없이 빠져들며 작품 세계의 새로운 영역을 열게 된다. 작품의 주제는 인간 세계에 한정되지 않고, 넓은 의미의 ‘존재’ 전체가 그 대상으로 떠오른다. 이 망명 시절의 사색을 통해 위고는 인간의 내면과 우주에 대한 심오한 비전을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위고는 이후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관조(觀照)’라는 새로운 인식 방법을 제시한다. 관조하는 시인의 상상력은 안으로는 가장 내밀한 ‘영혼’으로 파고들고, 밖으로는 무한한 ‘우주’의 신비로운 영역 언저리까지 확장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소설도 이러한 심오한 비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 나폴레옹 휘하의 군인인 아버지와 왕당파 집안 출신인 어머니의 셋째아들로, 당시 아버지의 임지였던 브장송에서 태어났다. 이후 파리, 나폴리, 마드리드 등을 전전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학창 시절 독서와 시 창작, 문예 비평에 열중하다 스무 살이 되던 1822년 첫 시집《송가와 여러 시》를 발표했다. 1823년 첫 장편소설《아이슬란드의 한Han》에 이어 1827년 운문 희곡〈크롬웰〉등을 발표하여 낭만주의 작가로 자리매김했고 1830년 초연된 희곡〈에르나니〉로 고전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획득했다. 1831년 발표한 역사소설《파리의 노트르담》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루이 필리프의 7월 왕정 시기에 정치성을 띤 시집을 다수 발간했다.

현실 참여적인 지식인이자 인도주의자로서 사형제 폐지와 빈민 구제를 주장한 위고는 공화파 정치가로도 활약했다. 1851년 나폴레옹 3세가 쿠데타로 제정을 수립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다 국외로 추방되어 브뤼셀 등지에서 19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그 기간 동안 작품 집필에 몰두하여《명상시집》과《레 미제라블》을 비롯한 걸작들을 남겼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나폴레옹 3세가 몰락하면서 파리에 돌아온 후 1876년 상원 의원으로 선출되지만 1878년 뇌출혈로 건강이 악화되어 정계에서 은퇴했다. 1885년 파리에서 폐울혈로 사망한 그의 장례는 국민적인 애도 속에 국장으로 거행되었고 시신은 팡테옹에 안장되었다.

대하소설《레 미제라블》에 여담 형태로 삽입된 ‘워털루 전투’ 이야기는 위고가 벨기에 전적지에서 두 달간 머무르며 곳곳을 답사하는 노력 끝에 집필한 것이다. 위고 특유의 비장미 넘치는 문체가 돋보이는 이 글은 일세를 풍미한 영웅 나폴레옹의 패배 과정을 극적이고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는 동시에 전투의 역사적 의미를 일깨우며 여운을 남긴다.

목차

헌사

서문



1부 시외르 클뤼뱅



1편 나쁜 평판이 생긴 까닭

2편 메스 르티에리

3편 뒤랑드와 데뤼셰트

4편 백파이프

5편 연발 권총

6편 술 취한 키잡이와 정신 말짱한 선

7편 불경스러운 질문들



2부 꾀바른 질리아트



1편 암초

2편 고된 일

3편 싸움

4편 이중 바닥을 지닌 난관



3부 데뤼셰트



1편 밤과 달

2편 감사하는 마음에서 부리는 전횡

3편 캐시미어호의 출발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