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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 착한 것도 흠이 되나요? 열심히 사는 것도 민폐라면서요? (커버이미지)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 착한 것도 흠이 되나요? 열심히 사는 것도 민폐라면서요?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진영 지음 
  • 출판사리니문고 
  • 출판일2018-11-2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인간관계 속 피로감을 그대로 녹여낸 소설
혼자여도 괜찮은 동시에 외로운 건 싫은 심리의 충돌


소설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스스로를 가두고 주구장창 고독을 호소하는 현대인의 적나라한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소설 속 인물들은 정작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손길 하나에도 상대를 의심하거나 외면해버린다.
소설은 혼자가 가장 편하다고 말하지만, 스멀스멀 외로움이 밀려오면 소통할 상대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정작 누군가와 어떻게 마음을 나눠야할지 몰라 이내 포기하고 마는 사람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겉핥기식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상실은 분명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돌아서는 순간, 모든 관계가 휘발되어 버린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내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실망하는 이중적인 심리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답재남을 아시나요?
그게 뭔데?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그런 것도 재주라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발 빠른 재주를 가져도 모자란 세상에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가 있다. 고구마 백 개는 삼켰을 법한 사나이는 책 표지 속 얼굴만큼이나 쓸데없이 해맑다. 눈치코치 따위 개나 줘버렸을 지도 모를 남자는 어쩌다가 이따위 재주를 갖게 된 걸까.

착한 것도 흠이 되나요? 열심히 사는 것도 민폐라면서요?

소설은 대중적이지 못하지만 유쾌하다. 불친절하고 냉소적이지만 솔직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하다.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인물들은 무턱대고 열심히 살거나, 쓸데없이 올바르거나, 시도 때도 없이 착하다. 그래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흠을 남긴다. 요즘을 살아가기에 부적합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집합소 같은 소설이다. 차마 끝내지 못하고 마무리된 소설의 끝자락에서 작가는 과연 무슨 말을 남기고 싶었을까?
저자는 독자에게 되묻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독자들은 따지고 싶다. 진짜 그걸 몰라서 묻는 거냐고.

비록 쳇바퀴 인생일지라도 언젠간 높이 뛰어보고 싶은 게 인생 아니겠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을 때가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들은 이미 저만치 가버리고 없다. 쳇바퀴를 열심히 굴리면서 자신이 정작 쳇바퀴를 굴리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 언젠가는 높이 뛰어오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구름판 위에서 열심히 발을 동동 굴렀는데 결국은 쳇바퀴를 한 번 더 굴렸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좌절한다. 그리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살아서 뭐하냐고 물으며 좌절한다. 그럼 도약하지 못하는 수많은 인생은 어쩌란 말인가. 다 죽으라는 말인가.
소설 속 주인공들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자신의 삶이 무너져 내릴까봐 두려워 쩔쩔맨다. 자신의 처지에 실망하고 꾸짖고 학대하다 망가뜨리기도 한다. 자신이 죽어라 달려온 그 길은 결코 ‘수고했다’ 한마디로 동정 받고 끝날 길이 아니니까. 그러면 자신이 버티고 서 있던 삶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만,

한때 드라마에서 유행한 대사가 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웃픈 대사가 소설은 읽는 동안 내내 머릿속에 맴돈다. 등장인물들은 소설 속에서 누군가의 비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지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은 둘 중 하나라고.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열심히 살아가거나, 그런 누군가를 비웃고 있거나.
세상은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한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것만큼 자신에게 뿌듯한 삶도 없지 않을까. 그것은 누군가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에게 행복은 절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소설이라니. 그것도 단편이래. 작가가 누군데? 듣보잡

참신하고 센스 돋는 에세이들이 즐비한 출판 시장에 뜬금없이 무명작가의 단편소설집이 등장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거나, 대중들로부터 독점적 인기를 검증받았거나, 권위 있는 문학상도 받았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작가는 그저 비정규직 글쓰기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짬짬이 쓴 소설들을 책으로 엮었을 뿐이다. 무엇 하나 눈에 띌 게 없다는 점이 오히려 눈길을 끄는 소설이라니. 세상물정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작가는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와 어딘가 모르게 닮은 듯도 하다.

저자소개

비정규직 글쓰기 노동자. 수원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졸업 후,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며 비정규직 글쓰기 노동자의 삶을 병행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써온 글들이 삶 곳곳에 스며들어 유용하게 소비될 때 뿌듯함을 느낀다.

글을 쓰며 만난 불특정 다수는 모두 글감이 된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로 글을 썼지만, 사회적 약자로 분리되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공허함을 짚어내는 글에 집중하고 있다. 인간관계 속 피로와 상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그의 첫 소설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는 운 좋게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되었다. 지난 5년간 짬짬이 써두었던 소설들을 추려 책으로 엮었다.

"작가가 말하는 작가"
늘 모자란 사색으로 생각보다 말이 앞섭니다. 조급히 뱉어낸 말을 후회하며 곱씹다가 에둘러 글로 정리해 위로 삼기도 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상대방을 달뜨게도 했다가 뼈있는 말을 내뱉어 할퀴기도 합니다. 현재는 글쓰기를 통해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어퍼컷

권태로 빚은 청춘

답답한 재주를 가진 남자

아주 고약한 독백

그를 죽인 목격자들

작가후기

한줄 서평